토요일, 4월 25, 2015

[독서광] 제로 투 메이커

지난번 약속드린 바와 같이 오늘은 메이커 책 중에서 2번 타자를 소개하겠다. 한빛미디어에서 출간 직후 바로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게으름으로 인해(라고 쓰고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상당히 많아 밀도가 제법 높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둔다) 이제야 서평을 올리게 되어서 조금 아쉽긴 하다(재미있는 책을 이제야 소개하다니...). 오늘 독후감 대상은 이름부터 이 책의 성격을 정확하게 규정하는 '제로 투 메이커'다. 제목처럼 메이커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골수 메어커가 되는 여정을 아주 잘 정리한 이 책은 뭔가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어떤 순서로 누구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초보 메이커를 위한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아 물론, 부제인 '누구나 메이커가 될 수 있다'에서 잘 나타나듯이 이 책은 메어커에 관심만 있다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중고등학생부터 직장인을 찍고 은퇴를 앞두시고 소일거리를 찾으시는 전연령을 대상으로 한다고 보면 틀림 없다.

이 책에서 현장감이 느껴진다면, 메이커에게 필요한 공학/기술적인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개인용 잠수함(ROV)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이끌고 튼튼한 공동체 결성과 동호인들을 위한 킷트 판매 단계까지 마친 데이비드 랭 때문이다. 대다수 메이커들은 어릴 때부터 부수고 만들고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에 아주 익숙하며, 선천적으로 타고난 손재주에 독학 또는 학교에서 익힌 각종 공학적인 지식으로 무장했다고 섣불리 스테레오타입으로 판단하기 쉽지만 데이비드 랭은 이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과정에서 상당히 큰 공헌을 했다.

(비록 미국을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이 책은 메이커가 되기 위한 과정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 어떤 시행 착오를 거쳤는지) 기술하고 있으며, 초보자 관점에서(데이비드 랭은 메이커의 기본 소양이 전무한 상태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필요한 자원을 어디서 어떻게 얻고 장비를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해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실용적인 지침서로 분류하는 편이 타당하다. 그렇다고 해서 '메이커가 되기 위한 101가지 지식'과 같은 백과사전식의 체계를 따르지도 않는다. 개인용 잠수함 제작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시행착오도 겪어가면서 차근차근 진행해가는 과정이 중간 중간 계속해서 이어지므로 씨줄(ROV에 대한 열정)과 날줄(메이커가 되기 위한 소양)이 엮이듯 하나로 합쳐진 형태를 보여준다.

전업 메이커를 위한 배려도 아까지 않는다. 키트가 동호회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중요한 이유, 사람을 끌어모으고 마케팅을 하는 방법,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 자금을 투자받거나(킥스타터!) 끌어들이는 방법 등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부딪히는 문제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메이커로 활약할 사람들은 물론 현재 메이커로 열정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조언을 제공할 것이다.

결론: 메이커로 활약하는 사람과 메이커가 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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